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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혼모도 ‘엄마’일 수 있는 나라는 가능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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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다유니맘06 작성일15-05-17 20:05 조회3,928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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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일보] 내년에 대한민국은 경제활동 인구의 감소와 소비 여력 축소 등이 이어지는 ‘인구절벽’이 시작된다. 2016년이면 인구의 16.8%를 차지하는 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 약 810만 명이 60대로 진입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평균 연령 40.3세를 기록해 처음으로 40대에 접어들었고, 앞으로 3년 뒤인 2018년에는 65세 이상 고령자의 비율이 14%를 넘어서는 ‘고령사회’로 진입한다. 이는 이제 와서 어떤 방식으로도 상황을 뒤집을 수 없는 ‘임박한 현실’이다.

당연한 소리지만, 한국인들이 어느 순간 갑자기 나이를 먹었거나 젊은층의 숫자가 순식간에 줄어든 것이 아니다. 단지 그 심각성에 비해 범사회적 차원의 고민과 대응이 부족했을 뿐이다. 그리고 이런 무심함은 2015년 현재까지도 그대로 이어지고 있다.

저출산 문제 해결을 위한 근본은 누구에게나 ‘아이를 낳고 기르기 좋은 나라’를 만드는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미혼모 정책’이나 ‘이민 유입정책’과 같은 변칙적인 정책대안도 마다할 수 없는 절체절명의 상황이다.

미혼모, 대한민국 사회에서 존재하지만 존재하지 않는 이름
낙태 미혼 여성들 “아이 키울 경제적 여건만 되면 낳고 싶어” 
유럽 국가들, ‘미혼모 가정’은 또 다른 형태의 가정으로 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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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4년 개봉한 '제니주노'와 2012년 개봉한 '미쓰마마'의 포스터. 8년을 사이로 두고 개봉한 두 영화를 보면 그사이에 조금이나마 달라진 '미혼모'에 대한 사회적 시선을 엿볼 수 있다.

‘죄’로 보는 시선과 해외입양

사실 미혼모 정책은 기본적으로 여성과 아동의 인권에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 하지만 마치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문제인 것처럼 쉬쉬했던 이 사안이 인구문제, 궁극적으로 경제문제라는 관점에서나마 정책 대상으로 거론되는 것도 그나마 나름의 의미가 있어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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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우리나라는 현재 미혼모에 대한 제대로 된 통계조차 가지고 있지 않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정부와 연구기관의 노력이 부족한 점도 있지만 미혼모 스스로 자신을 드러내지 않는 점을 배경으로 지적한다. 우리 사회의 좋지 않은 시각과 부실한 정책이 이들을 숨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일부 여성단체와 여성가족부 등을 중심으로 시각과 제도적 측면에서의 변화를 위해 노력했지만 아직까지 미혼모 문제는 성에 대해 보수적인 문화로 인해 사실상 거론 자체가 배제되어왔다. 단적으로, 드라마 같은 대중매체가 이들을 바라보는 시선을 생각하면 이해가 쉬울 것이다.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죄악으로 인식되는 문제이다보니 우리나라는 미혼모의 자녀양육 문제를 해외입양으로 해결해 왔다. 경제수준이 세계 최고에 도달할 때까지 세계 최대 ‘입양 수출국’의 하나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 국내외에서 비판이 이어졌다.

이에 정부는 미혼모 가족에 대한 생계 지원이 아닌 ‘국내입양 활성화’를 제1정책으로 내세웠다. 기성세대의 미혼모 문제에 대한 무지와 싸늘한 시선이 얼마나 심각한 수준인지를 잘 보여주는 단면이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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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90년부터 2007년 사이 입양아 추이. 자료=여성정책연구원 제47차 여성정책포럼 '미혼모를 둘러싼 현황과 쟁점(2008)

미혼출산과 빈곤의 상관관계

현재 미혼모의 약 30%가 낙태를 한다고 알려져 있는데, 낙태를 선택한 이들 중 99%는 ‘경제적 환경’만 충족이 된다면 출산을 원했다고 한다. 실제 미혼모들은 아동 양육 결정 시 필요한 지원으로 43.8%가 ‘경제적 지원’을 꼽았고 87%가 경제적 문제로 아동의 입양을 선택했다.

우리나라의 미혼모들은 최저생계비조차 벌지 못하고 있다. 온전한 자료라고는 할 수 없지만 그나마 가장 현실을 잘 반영하는 한 미혼모 시설의 조사에 따르면 조사인원 96명 중 51%인 49명만이 직업(정규직 15명‧비정규직 14명‧시간제근무자 12명)을 가지고 있다.

이 미혼모 복지시설의 내부 통계를 보면 미혼모의 연령은 15세 이하 1.7%, 16세에서 20세 31.5%, 21세에서 25세 45.8%, 26세에서 30세 14.3%, 31세에서 35세 5.5%, 36세 이상 1.2%이다.

또한 학력 수준은 초졸 이하 2.1%, 중퇴 5.2%, 중졸 9.0%, 고퇴 19.0%, 고졸 47.0%, 대재이상 17.7%이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미혼모들의 학력 문제가 결과적으로 경제적 문제와 직결되고 있음을 지적한다.

미혼 산모들이 생계곤란이라는 문제에 직면해있고, 적지 않은 수가 경제적 이유로 어쩔 수 없는 낙태를 선택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정책적 지원은 미비하다.

미혼모 정책이 인구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미혼모 가정에 대한 우리의 안일했던 생각을 반성을 시작으로 문제점 해결을 도와야 한다. 이러한 미혼모 정책의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해서 보다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외국의 사례들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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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 보편주의적 성격의 서비스 

스웨덴은 미혼모 가족을 다양한 가족 형태로 인정하고 ‘아동이 있는 가족’에 대한 서비스로 미혼모 가족의 복지를 지원하면서, 정부가 미혼부를 추적해 양육비를 부담하게 함으로써 아이 양육에 있어 여성의 부담을 덜어주고 있다.

아동이 있는 가족에게 임신수당‧부모보험‧아동수당‧장애아양육수당‧양육비 등의 급여와 일하는 어머니에 대한 보편적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음으로 미혼모 가족이 차별 없이 살아갈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특히 미혼모 가정 주거문제에 대한 19세 미만의 부모에게 주거수당을 지급하는 등 전폭적인 지원으로 사회 속에 정착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또한 미혼모가 자녀와 새로운 세대를 구성 시 소요되는 비용은 무보증으로 국가로부터 대부받을 수 있고, 사정에 따라 일부 혹은 전액상환이 연기되거나 면제되기도 한다.

정부관리 차원의 전문기관인 아동복지관과 모자원 등 복지시설을 통해서도 미혼모들의 정착을 돕는다.

아동복지관은 18세 이하의 아동을 원조하는 전문기관으로 미혼모의 자녀에 대해서는 아동복지관이 지정되어 아동에 대한 모든 상담역할과 후견인역할을 담당하고 있고, 모자원은 미혼모를 위한 보호시설로서 주(州)에 관할권이 있다.

양육비는 18세 미만 한부모가족 자녀의 경우 함께 살지 않는 부모는 자녀 양육비를 지급하도록 하고 있고, 만약 받지 못할 경우 정부가 자녀 1인당 최대 월 SEK1273(약 22만원)까지 자녀와 함께 사는 부모에게 지급하고 있다.

영국, ‘잔여주의적 성격’ 지원

영국은 미혼모 정책이 별도로 존재하지 않고, 모자가정 또는 독신부모 가족정책의 틀 안에서 이루어지는 잔여주의적 성격의 지원을 하고 있다. 미혼모는 독신부모 정책과 통합되어 관리되고 있는데, 최근 10대 미혼모의 급격한 증가로 인해 이를 해결하기 위한 슈어 ‘스타트 플러스(Sure Start Plus)’ 등의 정책이 등장하고 있다.

‘슈어 스타트 플러스’는 일종의 파일럿 프로그램으로 2001년부터 2005년까지 잉글랜드 전역에서 총 35개 시범프로그램들이 진행됐으며, 임신한 10대‧10대 미혼모 및 그 자녀 모두의 사회적‧정서적 웰빙‧가족 및 지역사회 건실화‧교육여건 및 의료보건여건 개선을 실천하는 시범 프로젝트이다.

‘슈어 스타트 플러스’에를 통해 16세 미만의 자녀를 둔 무직‧파트타임 근로자는 직업상담‧구직상담‧인터뷰 기술습득‧직업훈련(13주)‧인턴쉽 등의 고용훈련 프로그램 서비스를 받고, 아동양육비는 6개월 간 주당 £60~£75(약 11만원~14만원)을 지원받았다.

또한 가장 어린 자녀가 7세 미만이면서 일하지 않거나 16시간 이하로 일하는 미혼모는 주당 £47.95(약 9만원)의 소득보조를 받고, 2주에 한 번씩 근로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받으면 18세부터 24세까진 주당 £47.95(약 9만원)을 24세 이상은 £60.5(약 11만 5천원)의 구직자 수당을 받는다.

아동 부양비는 소득보조와 구직자 수당 서비스를 신청하면 자동적으로 신청되며 주당 £10(약 1만 9천원)의 부양비가 지급된다. 미성년 자녀를 둔 가족에게는 주당 £12.55~18.8(약 2만원~3만 5천원)의 아동수당을 지급하며, 소득보조 등의 수급자격이 있는 미혼모는 향후 11주 내에 출산할 예정이거나 출산한지 3개월 이내에는 £500(약 94만원)의 출산보조금을 신청할 수 있다.

프랑스, 가장 성공적인 인구 증가 정책

프랑스는 2차 대전 종결이후 1973년까지 약 40년 동안 높은 출산율과 이민율 증가로 연평균 1000명당 9.4명이 증가할 정도로 전체인구가 증가 추세에 있다.

프랑스는 아이를 낳고 기르는 것이 개인이나 가족차원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에서 책임져야 할 것이라는 기본 철학 하에 장기적인 인구정책차원에서 강력한 출산장려정책을 추진해왔으며, 이 정책은 대내외적으로 성공한 정책으로 평가되고 있다.

80년대부터는 보다 적극적인 출산 장려정책을 추진했는데, 정부가 직접 개입해 양쪽에 모두 부여하는 의무적 법정출산휴가·국가사회보장체계하의 가족수당·기금체제 내의 유아지원수당·교육지원수당·출산여성고용지원 정책·양육보조원 고용지원 등 다양한 정책을 실현시켰다.

뿐만 아니라 가족구성 및 출산장려를 보다 직접적이고 통일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2004년 이후에는 분산되어 있던 직접 출산 장려 지원체계를 유아환영정책(PAJE : Politique d'accueil du jeune enfant)이라는 하나의 체제로 통합해 운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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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사회에서 미혼모의 편견이 강하다는 점은 국제비교조사에서도 나타나다. 세계가치관조사(World Value Survey)에 따르면 한국에서 미혼모를 인정하는 비율은 3.5%에 불과하여, 전체 36개국 중 35위를 차지하고 있다. 자료=여성정책연구원 제47차 여성정책포럼 '미혼모를 둘러싼 현황과 쟁점(2008)

미혼모 가정 해체 강요하는 한국

우리나라의 미혼모 정책은 1984년 4월 ‘모자복지법’ 제정 시 미혼여성을 어머니로 인정하고 모자가정으로 보호한다는 내용이 추가되는 것으로 시작됐다.

생계비‧아동교육지원비‧직업훈련 및 훈련기간 중 생계비‧아동양육비 등의 지원을 시작했고, 출산 전후 6개월 이내의 보호시설 등을 통한 보호와 아동복지법‧모자보건법‧윤락행위등방지법‧입양특례법 등도 함께 제정했다.

하지만 이 정책은 미혼모가 주가 되는 제도가 아닌 편부모나 아동 등의 또 다른 특정 상황에 놓인 사람들을 정의하고 보호하기 위한 정책으로, 미혼모에 대한 사회적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제도로써는 한계가 존재한다고 비판받고 있다.

현실적으로도 미혼모의 경우 입소할 수 있는 시설의 수가 부족하고, 시설 중에는 성폭력이나 가정폭력 등 피해자와 같이 입소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미혼모의 특정한 상황에 맞춘 복지를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

경제적으로도 양육비로 최대 15만원, 만 24세가 넘은 미혼모의 경우 12만원 밖에 지원받지 못하는 반면 아동이 보육원 등 복지시설에 맡겨지면 건물유지비‧인건비 등의 명목으로 100만원이 넘는 지원을 받고, 일반 가정에 위탁이 되도 40만원에서 50만원의 지원을 받을 수 있다.

미혼모가 내 아이를 스스로 키우는 것보다 타인에게 맡기는 것을 국가정책 차원에서 부추기고 있다는 말이다.

앞서 살펴본 외국의 사례들을 참조해 보면 미혼모 정책의 기본은 미혼모 가정의 입장에서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는 구체적이고 세분화된 정책을 통해 미혼모들이 스스로를 드러낼 수 있도록할 필요가 있다.

그럴 때야만 미혼모들이 낙태나 입양이라는 고통을 선택하도록 강요하지 않으면서 한 명이라도 더 많은 아이들이 행복한 환경에서 태어나서 자랄 수 있는 그런 사회로의 변화가 가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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