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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대사망한 은비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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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살 은비 학대, 사망, 그리고 숨은 그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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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다유니맘06 작성일17-03-12 13:11 조회154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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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프레스>는 지난 1월 대구입양아동 학대사망사건(은비사건)에 대한 제보를 받고 두 달여 동안 관련 내용을 취재했습니다. 성가정입양원과 원장수녀의 입장을 듣기 위해 다양한 방법으로 수차례 연락을 시도했지만 아무런 답변을 들을 수 없었습니다. 이 후 성가정입양원을 비롯해 은비사건과 관련된 반론이 제기될 경우 이를 충분히 반영하겠습니다. - 편집자 주 
 
 

“1차 직접사인 뇌사, 뇌사를 일으킨 선행사인은 외상성경막하출혈, 그 선행요인은 아동학대” 

 

대구의 한 가정으로 입양된 은비는 지난 해 10월 29일, 사망당시 네 살 이었다. 

 

은비가 대구로 입양돼 모진 학대를 당하다 사망에 이르기까지 은비의 간절한 눈빛을 보았을 어른은 많았다. 직접 가해자인 양부와 양모, 은비의 입양을 주선하고 사망 전까지 가정방문도 했다는 성가정입양원, 은비가 처음 구급대에 실려 병원에 갔을 때 아동학대를 조사하기 위해 현장에 출동했던 경찰을 막아선 대구가톨릭대학교병원 최 모 교수. 

 

이 어른들은 정말 네 살 은비가 보내는 간절한 신호를 보지 못했을까? 과연 은비에게는 무슨 일이 있었을까? 

 

은비의 죽음, 그리고 누가 있었나

 

2012년 은비가 세상에 태어났다. 미혼모인 생모는 은비를 키우기 위해 2년 동안 고군분투했지만 세상은 녹록지 않았다. 생모는 생활고 끝에 은비가 더 좋은 환경에서 자랐으면 하는 바람으로 2014년 은비를 성가정입양원에 맡겼다. 22개월 때 입양원에 입소한 은비는 2015년 7월 경기도의 한 가정으로 1차 ‘입양 전제 가정위탁’을 가게 된다. 

 

하지만 4개월 만에 입양원으로 돌아오게 되고, 한 달도 채 되지 않아 12월 19일 은호라는 2살 남자아이와 함께 대구로 2차 가정위탁을 가게 된다. 이 가정은 이전에도 성가정입양원에서 네 명의 아이들을 입양한 바 있는 ‘모범적인’ 가정이었다.

 

대구로 가정위탁된지 5개월이 되는 2016년 4월, 은비는 저나트륨혈증으로 인한 경련으로 대구가톨릭대학교병원에 긴급 이송됐다. 흔히 물고문 후 나타나는 증상이라고 알려진 저나트륨혈증 뿐만 아니라 은비의 몸에서는 아동학대를 의심케 하는 멍과 화상자국들이 발견됐다. 의료진은 경찰에 아동학대 의심 신고를 했다. 

 

경찰이 출동하자 갑자기 최 모 교수가 나타나 경찰들을 막아섰다. 은비 주치의도 아닌 최 교수는 “양부모는 그럴 사람들이 아니며, 아이가 이전부터 자해행위를 했다”면서 당시 가해자로 의심되는 양부모를 대변했다. 이에 경찰은 최 교수의 말을 믿고 오인신고로 현장에서 수사를 종결했다. 

 

이후 석 달만인 7월, 은비는 심정지 상태로 경북대학교병원으로 이송된다. 이때 역시 은비의 온 몸에는 멍과 화상자국이 많았고 머리는 언제 감았는지 모를 정도로 지저분했다. 의료진은 아동학대를 의심해 경찰에 신고했다. 

 

양부모는 은비가 다친 것에 대해 거실 대리석 바닥에 미끄러져 머리를 부딪쳤다고 말했다. 멍·화상자국에 대해서는 토스트기에 데였다, 라면을 쏟았다, 아이가 발달장애가 있어 자해를 했다는 등 설명했지만, 아이가 다친 경위에 대한 설명이 자주 바뀌었다고 은비 주치의였던 황 모 교수는 말했다. 

 

그럼에도 설명이 되지 않는 것은 은비의 양쪽 발바닥에 생긴 멍이다. 발바닥에는 근육이 바로 아래에 있기 때문에 멍이 들려면 근육 내 출혈이 있어야 하며, 그러려면 고통이 있을 만큼 강한 힘이 가해져야 한다. 네 살짜리 아이 스스로 자해했다고 보긴 어려운 대목이다. 

 

황 교수는 은비의 주치의로 있는 동안 양부와 입양원 원장으로부터 ‘소견서에 부검이 필요하다는 부분을 수정해달라’, ‘생모가 아이를 만나지 못하도록 해달라’는 등의 이해할 수 없는 연락을 여러 차례 받기도 했다. 

 

어쩐 일인지 아동학대에 대한 수사는 진전이 없었다. 한참이 지나서야 양부모에 대한 수사가 이뤄지면서 수성경찰서 담당경찰이 병원을 찾아왔다. 경찰은 황 교수에게 양부모와 한 자리에서 면담하자고 했고 황 교수는 이를 거부했다. ‘아동학대처벌법’에 아동학대범죄 신고인의 인적사항 또는 신고인임을 미루어 알 수 있는 사실을 다른 사람에게 알려주면 안 된다고 명시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경찰은 가해자로 의심되는 양부모와 황 교수를 함께 만나려고 한 것이다. 

 

이후 < 추적60분 > 등 언론이 이 사건에 집중하자 수사는 급물살을 타고 8월 29일 양부는 아동학대 중상해, 상습 아동학대, 치료적 방임혐의로 구속됐으며 양모는 치료적 방임 혐의로 불구속 입건됐다. 

 

법원은 지난 8일 양부에게 징역10년, 양모에게 징역10개월·집행유예2년을 선고했다. 현재 검사측과 피고인측 변호인은 각각 항소장을 제출한 상태다. 

왜 뇌사 상태인 아이의 입양허가절차를 계속 진행 했나 

 

은비가 뇌사 판정을 받은 이후, 성가정입양원측 행적 곳곳에서 석연치 않은 부분들이 발견됐다. 

 

7월 22일, 서울가정법원은 뇌사 상태에 빠진 은비의 입양허가를 결정했다. 입양원은 은비의 상태를 알고도 입양허가절차를 중단하지 않은 것이다. 더욱이 은비가 쓰러지고 난 3일 후, 입양원은 법원의 보정명령에 따른 입양관련 보정서류를 제출하기도 했다. 원장수녀는 절차상 할 수 있는 것이 없었으며 학대라는 수사 결과가 나오면 이후에 파양 청구 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법정에서 진술했다. 

 

당시 성가정입양원은 생부에게 은비의 상태를 알리지 않은 채 즉시항고권포기서 동의를 받아냈다. 생모에게도 마찬가지였다. 입양원측은 생모의 전화번호가 바뀌어 연락을 할 수 없었고, 경찰 수사가 진행된 후에 바뀐 번호를 알게 됐다고 했다. 

 

취재결과 생모의 전화번호가 바뀐 것은 사실이지만 생모는 입양원측에 전화번호가 바뀐 것을 알렸다. 입양원측과 이메일을 주고받기도 했고, 입양원은 생모의 주소도 알고 있었기 때문에 전화 외에도 생모와 연락할 방법은 많았다. 

 

그럼에도 입양원은 생부모의 확실한 동의를 받지 않은 상태에서 무리하게 즉시항고권포기서를 작성해 8월 1일 제출했다. 즉시항고권포기서를 낼 경우 통상적으로 주어지는 15일의 유예기간 없이 바로 입양허가 확정증명이 나온다.

 

입양원 원장수녀는 가정위탁 후 양부모와 은비의 적응을 위해 직접 가정 방문상담을 네 차례 정도 했으며 이 과정에서 은비를 직접 만나기도 했다. 

 

입양원 입소부터 2차 가정위탁까지 은비를 지켜본 원장수녀는 은비가 뇌사상태로 응급실에 실려 가기 전까지는 아무런 학대의 정황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한다. 

무엇을 그렇게 숨기나 

 

본격 수사가 진행되면서 원장수녀는 지난 1월 19일 입양원 홈페이지에 사과와 함께 “정리할 것들을 마무리 한 후 사임하겠다”는 게시글을 올렸다. 

 

이후 입양원 홈페이지에 시민들의 항의가 쏟아졌고 입양원측은 리뉴얼을 이유로 홈페이지를 폐쇄하기도 했다. 현재는 임시로 기존 홈페이지를 다시 운영하고 있지만 자유게시판은 폐쇄된 상태다. 그리고 원장수녀도 자취를 감췄다. 

 

원장수녀의 소임지 이동 배경과 징계여부 등을 확인하기 위해 소속된 수녀회에 문의했다. “개인신상정보이기 때문에 회원 외에는 알려줄 수 없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가톨릭프레스 취재팀은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입양원의 입장을 듣기 위해 지난 2월 9일 성가정입양원을 방문했다. 입양원 관계자는 현재 책임자가 없어서 취재에 응할 수 없다고 말했다. 정상적으로 운영되고는 있지만 현재 책임자도, 책임자 대행도 없다고 했다. 성가정입양원은 서울가톨릭사회복지회 소속이니 자세한 내용은 그쪽에 문의하라고 했다. 

 

취재팀이 서울가톨릭사회복지회에 현재 입양원 책임자에 대해 직접 문의한 결과, “2월 1일자로 인사발령이 나서 신규 시설장 수녀님이 계시다”는 답을 들을 수 있었다. 

 

처음 관계자의 말과는 달리 성가정입양원에는 현재 새 원장수녀가 부임해 있다고 한다. 문의를 거듭했지만 이전 원장수녀의 행방은 알 수 없다는 답변만 돌아왔다. 

 

은비가 남기고 간 것

 

제가 천주교 신자다 보니(그랬다), 그리고 아이가 나이가 많아 받아주는데도 없었는데 성가정입양원에서는 자기들한테 맡기라고 했다. 다른데 가면 아이가 해외입양 될 것 같다고 했다. 아니면 입양원에서 임시보호라도 맡아주겠다고 했다. ‘정말 친절하다, 날 도와주려고 하는 구나’라는 생각이 들어서 믿고 맡겼던 것이다.

 

은비의 생모는 생활고를 이기지 못해 아이를 다른 사람에게 맡기면서 기관이 ‘천주교’라 더 안심했다. 마지막까지 은비 곁을 지키며 학대의 정황을 기록하고 숨겨진 진실을 알리려 노력한 경북대학교병원 황 교수는 수도복을 입고 차분하게 말 하는 원장수녀를 보면서 오히려 자신의 눈을 의심했다. 

 

은비는 이미 사망했고, 양부와 양모는 법의 심판을 받고 있다. 누군가는 이 사건을 두고 ‘이미 다 끝난 얘기’라고 했다. 그러나 누군가는 여전히 억울하고 또 다른 누군가는 아직 불안하다. 

 

은비가 몸에 수많은 흔적을 남기고 죽기까지 은비를 스쳐간 어른들이 제대로 보지 못한 진실은 과연 무엇이었을까? 그리고 그 어른들이 보고도 말하지 못하는 진실은 무엇일까? 확실한 것은 하나다. 은비의 죽음에는 그림자 공범이 너무도 많다. 

 

 

은비가 처음 성가정입양원에 맡겨진 후 뇌사상태로 경북대학교병원에 실려 가기까지에 관한 자세한 이야기는 2편에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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